‘하브루타’부터 ‘플립 러닝’까지, 교수와 학생이 함께 노력해야

제2회 대학혁신지원사업 Webinar 컨퍼런스’에서 1세션과 관련해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최용섭 본지 발행인, 문용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조재균 동의대 부총장, 서동환 한국해양대 기획처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제2회 대학혁신지원사업 Webinar 컨퍼런스’에서 1세션과 관련해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최용섭 본지 발행인, 문용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조재균 동의대 부총장, 서동환 한국해양대 기획처장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한국 대학이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에 따라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관심도도 함께 높아졌다. 

23일 부산에서 열린 ‘제2회 대학혁신지원사업 Webinar 컨퍼런스’에 참석한 대학 관계자들 역시 어떻게하면 대학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기를 수 있는지 논의를 펼쳤다. 특히 창의 교육 활동 시 교수자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졌다.

문용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의 ‘창의성 어떻게 키울 것인가’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는 서동환 한국해양대 기획처장과 조재균 동의대 부총장이 나섰다.

서 처장은 학생들이 이전에는 IQ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면 지금은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한 관심사가 더 높아졌다고 운을 뗐다. 서 처장은 이러한 학생들의 변천을 고려해 “많은 교수가 학생들의 창의성을 도출하기 위한 지식적인 방면의 이해도는 높지만 실제로 창의 교육을 실천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면서 “실제로는 어떤 방법으로 창의성을 높인 사례가 있으며 이를 위한 체제 개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문 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문 회장은 ‘유태인 교육법’으로 사례를 갈음했다. 세계인구의 약 0.2%~0.25%에 불과한 유태인이 노벨상 최대 수상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교육에 있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문 회장은 토론식 교육인 ‘배드 사이드 스토리’와 ‘하브루타(Havruta)’를 언급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토론식 교육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면서 “창의 교육에 소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문 회장은 한국 대학은 토론식 교육의 중요성을 알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급급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형 교육은 창의성 발휘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문 회장은 “모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크고 작은 자극들이 이어지고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킬 때 비로소 창의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창의 교육은 학생의 사고를 자극해주는 게 핵심인데 주입식 교육은 ‘그대로 받아들여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문 회장은 “창의적인 수업이라는 게 색다르고 새로운 그 무언가가 아니라 교수자가 학생들의 질문을 귀담아듣는 게 중요하다”며 “마이클 샌델 교수처럼 ‘딜레마 질문’을 던져서 학생들끼리 토론거리를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부총장은 “창의 교육을 위해서는 ‘다섯 가지 창의성 발휘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는데 그 중 일정 부분은 교수 개인의 역량에 기대는 것 같다”며 창의성을 향상하기 위한 교수학습법이 무엇이 있는지 물었다. 

문 회장은 대표적으로 ‘플립 러닝(거꾸로 학습)’을 들었다. ‘거꾸로’라는 개념을 단순화한다면 교수자는 말을 적게 하고 학생들이 말을 많이 하는 수업 방식을 의미한다. 수업은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학생들은 압축 강의와 예습한 내용을 가지고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는 구조다.

문 회장은 “교수들은 시스템을 바꾸는 걸 힘들어한다. 수업을 압축해서 진행하는 것도 힘든 교수들이 많다”면서 “어색한 것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이어 “교수자의 노력만으로 창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플립 러닝’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